
실직을 처음 경험했을 때, 나라는 존재가 한순간에 사라진 느낌이었다.매일 아침 7시에 울리던 알람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고,출근을 위해 준비하던 루틴이 사라지자 하루가 마치 텅 빈 집처럼 느껴졌다.가장 무서웠던 건, 시간이 흘러가는 걸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.어제와 오늘, 그리고 내일이 다 똑같은 날처럼 느껴졌고,그 안에서 나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.감정은 정리되지 않았고,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.그때, 아주 우연한 계기로 나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.“그냥 지금 이 마음을 한번 써보자.”그렇게 시작된 한 줄의 기록은 내 감정을 구체화시켰고,나를 무너뜨릴 뻔했던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잡는 작은 나침반이 되었다.이 글은 실직이라는 현실 속에서 내가 매일 써온 ‘정신을 지키기 위한 일기법..